‘치질’은 한 가지 병명을 뜻하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항문에 생기는 세 가지 주요 질환, 치핵, 치열, 치루를 통칭해 일반적으로 ‘치질’이라고 부릅니다. 증상이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원인과 병의 위치, 치료법은 크게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각각의 치질 종류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비수술 치료가 가능한지,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지 등을 명확히 정리하여, 현재 증상에 맞는 적절한 치료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1. 치핵: 가장 흔한 치질의 대표주자
치핵은 흔히 ‘치질’이라고 부를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겪는 질환입니다. 항문 안쪽 혹은 바깥쪽의 혈관이 확장되어 덩어리를 이루고, 출혈이나 통증, 불편감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입니다.
구분:
- 내치핵: 항문 안쪽에서 생기며 출혈이 주된 증상. 통증은 거의 없지만, 탈항(항문 밖으로 빠져나옴)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 외치핵: 항문 바깥쪽에 생긴 혈전성 덩어리로, 갑작스러운 통증과 붓기, 불편함을 동반합니다.
비수술 치료 (1~2기 치핵):
- 온수 좌욕 (하루 2~3회, 10분 이상)
- 고섬유 식단 유지 및 수분 섭취
- 배변 시 무리하지 않기
- 좌약 및 연고 치료
- 정맥 강화제 복용
수술적 치료 필요 시점 (3기 이상):
- 탈항이 자주 발생하고 자발적으로 복귀되지 않을 때
- 지속적 출혈이나 빈혈 동반 시
- 내치핵 3~4기 이상에서 고무밴드 결찰술, 치핵 절제술 시행
치핵은 비교적 치료 반응이 좋은 편이므로, 조기에 치료하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2. 치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의 원인
치열은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질환으로, 배변 시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며, 피가 묻어나거나 잔변감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변비 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며, 아이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요 원인:
- 단단한 변을 자주 보는 습관
- 과도한 힘주기
- 잦은 설사로 인한 점막 손상
- 항문 괄약근 긴장 과다
비수술 치료:
- 좌욕을 통한 혈류 개선
- 변 완화제 복용 (마그밀 등)
- 국소 마취 연고 및 질산은 치료
- 연고 치료: 니페디핀, 질산은제, 디질타젬
- 섬유질 섭취 증가 및 수분 섭취 강화
수술 필요 시점:
- 6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치열
- 괄약근 섬유화로 인한 자연 회복 불가
- 괄약근 절개술 (내괄약근 부분 절개) 시행
치열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보존요법이 매우 중요합니다.
3. 치루: 항문 주위 고름과 누공으로 진행되는 병
치루는 항문샘(선)에 염증이 생기며 고름이 고이고, 그 고름이 피부로 빠져나오면서 생기는 누공(고름 통로)을 동반한 만성 질환입니다. 일반적인 치질보다 치료가 까다롭고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발생 과정:
- 항문선 감염 → 항문농양 → 자연 배농 or 절개 배농 → 누공 형성 → 치루 진행
주요 증상:
- 항문 옆에서 고름이 계속 분비됨
- 앉을 때 불편함, 통증
- 미열 및 전신 피로감
- 항문 주위 피부염, 염증
치료:
- 치루 절제술: 누공을 포함한 조직을 완전히 제거
- 세톤법: 괄약근 손상 우려 시, 실을 걸어 점진적 제거
- 내시경 치루 폐쇄술 (VAAFT): 최소침습 시술
주의: 항생제로는 일시적인 염증 완화만 가능하며, 누공을 제거하지 않으면 재발률이 90% 이상입니다. 조기 수술이 핵심입니다.
결론: 치질도 ‘분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릅니다
치핵, 치열, 치루는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병의 원리와 치료법은 매우 다릅니다. 특히 치핵은 조기 발견 시 비수술 치료로도 충분한 개선이 가능하지만, 치루는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자신의 증상이 어떤 유형인지 확인하고, 무조건 수술을 피하기보다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장기적인 회복과 재발 방지에 더 중요합니다.
치질은 창피한 병이 아니라 치료 가능한 질환입니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건강한 삶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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