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절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에서 감시자 역할을 하며,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외부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이를 걸러내고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하지만 림프절이 붓거나 통증이 있을 경우, 단순 염증부터 암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림프절 검사는 단순 감염인지, 면역계 이상인지, 혹은 림프종 같은 심각한 질환인지 초기 진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본 글에서는 림프절 이상을 판단하고 면역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검사 방법인 초음파, 혈액검사, 조직검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초음파 검사로 림프절 이상 탐지하기
초음파 검사는 림프절 상태를 비침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진단 도구입니다. 림프절이 붓거나 단단하게 만져질 때, 초음파를 통해 림프절의 크기, 모양, 내부 구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림프절은 타원형의 균일한 모양을 가지고 있으며, 중심에는 밝게 보이는 지방질의 구조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림프절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거나 모양이 둥글고 경계가 불분명해진다면 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초음파는 경부(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피하 림프절 부위에서 빠르게 검사할 수 있어 염증성 질환과 악성 종양을 구분하는 데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세균성 감염에 의한 림프절염은 초음파에서 내부가 액체로 채워진 양상을 보이며, 림프종이나 전이암의 경우 내부 구조가 불균일하고 혈류량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 촉진 검사로는 알기 어려운 정보를 제공하며, 추가 검사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초음파는 방사선 노출이 없어 임산부나 어린이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으며, 결과도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응급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림프절이 2주 이상 지속적으로 부어 있거나, 통증 없이 단단한 경우에는 반드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혈액검사로 면역계 이상 조기 감지하기
림프절에 이상이 생겼을 때, 혈액검사는 내부 면역계의 상태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특히 백혈구 수치, 염증 반응 수치(CRP, ESR), 면역글로불린 수치, 바이러스 항체 유무 등을 통해 감염성 질환인지 면역질환인지, 혹은 혈액암 가능성이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라면 백혈구 중 림프구 수치가 증가하고, 간혹 간 기능 수치(ALT, AST)가 함께 상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균 감염일 경우에는 중성구 수치가 급격히 증가하며, 전신 염증 수치를 나타내는 CRP와 ESR도 높아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 수치들은 감염의 진행 정도와 전신 반응의 심각도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자가면역 질환(예: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등)을 의심할 수 있는 ANA, RF, 항CCP 항체와 같은 면역 항체 검사도 포함되며, 이를 통해 면역계가 자기 조직을 공격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혈액 내에서 특정 암세포나 백혈병 세포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어, 림프절 이상을 유발하는 보다 심각한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방법입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에서 CBC(전체 혈구 수)만으로도 많은 단서를 얻을 수 있으니, 평소 피로감이 심하거나 림프절이 자주 붓는다면 혈액검사를 꼭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조직검사로 확진 및 정밀 진단
림프절에 지속적인 이상이 있을 경우, 최종 확진을 위한 가장 결정적인 검사 방법이 바로 조직검사입니다. 조직검사는 림프절 일부 또는 전체를 절제해 현미경으로 세포의 형태를 분석하는 검사로, 염증성인지, 결핵성인지, 혹은 악성종양(림프종, 전이암 등)인지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방법은 세침흡입검사(FNA, Fine Needle Aspiration)로, 얇은 바늘을 이용해 림프절 내 세포를 흡입하여 검사하는 방식입니다. 절개가 필요 없어 통증이 적고 외래에서 간단히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세포의 형태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세포 배열이나 조직 구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조직절제생검(Excisional Biopsy)이 필요합니다. 조직절제생검은 림프절의 일부분 또는 전체를 절개해 채취하는 검사로, 림프종이나 전이암을 확진할 수 있는 가장 신뢰도 높은 방식입니다. 특히 림프종은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면역화학염색 등 정밀 조직 분석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조직검사는 입원이나 마취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 절차가 간단하지는 않지만, 림프절 이상에 대한 가장 확실한 판단을 내려주는 검사입니다. 림프절이 점점 커지거나, 2cm 이상으로 만져지며, 통증 없이 단단한 경우, 체중 감소나 야간 발한 등 B증상(전신 증상)이 동반된다면 조직검사를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림프절 이상은 단순 염증부터 심각한 면역질환, 암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초음파 검사는 림프절의 구조적 변화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혈액검사는 면역계 상태와 감염 여부를 분석해줍니다. 마지막으로 조직검사는 정확한 확진을 위한 필수 절차입니다. 통증 없는 림프절 비대나 오래 지속되는 증상이 있다면 자가진단에 머물지 말고, 위의 세 가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입니다.